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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개떡과 우주돌쇠 - SPACE ROCK EP (2026)에 대해서

이개떡 2026. 4. 15. 13:21

 


 

 

어릴 적엔 힙합 음악이 내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다. J Dilla, Madlib, Flying Lotus, PeteRock, MF DOOM, Hi-Tek같은 형님들을 동경하며 좋아하던 게임할 시간을 아껴 비트를 찍었다. 5~6년 정도 했던거 같다. 하지만 '비트 능지'가 부족했는지 도저히 그들의 사운드를 쫓아갈 수 없었다.

당시 같이 랩 하던 친구는 내 비트를 듣고 "보컬 들어갈 자리가 없다"고 했다. 아마 "비트가 구리다"는 말을 돌려 한 거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Flying Lotus 같은 Instrumental 음악을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그냥 좇밥이었다.

 

전공을 살려 개발자가 되었다. 당시 개발자는 아주 나쁜 3D 업종이었는데, 세상이 변했다. 그러다가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정점을 찍더니 대 AI 시대가 도래하였고 개발자로서의 수명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낀다. 이 앨범은 그 거대한 불안감 속에서 탄생했다. 어릴 적 서툴게 만들어둔 비트들을 AI를 도구삼아 재탄생시킨 결과물이다.

과거에는 흑인 음악만이 음악의 전부라 믿던 힙찔이였으나, 소스 디깅을 위해 수 많은 나라의 옛 음악들을 접하며 시야가 넓어졌다. 요즘은 Mötley Crüe나 Guns N' Roses 같은 80년대 메탈에 빠져 있다. 이번 작업은 예전의 미완성 비트들을 글램 메탈로 재현하는 과정이었고, 여기서 다른 AI 음악과는 확연한 차이가 생길 거라 믿는다. 왜냐하면 이 앨범엔 내 '똥내'가 진득하게 배어 있기 때문이다.

 

이 앨범에는 가사가 없다.

 

외국 음악을 많이 듣다 보면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보컬은 악기의 특별한 일부분에 지나지 않게 된다. 게다가 가사란 것들은 유행을 타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촌스러워지는 게 인지상정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Instrumental은 영원하다. 대체적으로

 

내가 Ye처럼 부자였다면 밴드 세션을 썼겠지만, 거지이기 때문에 사람 대신 AI를 썼다. 방법론적으로 본다면 칸예나 나나 큰 차이는 없지 않겠는가.

 

SPACE ROCK EP 2026

🎧 음원 바로 듣기 (Full Audio) https://push.fm/fl/juco6hq2